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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여성의 전화 제 1회 동영상 공모전 심사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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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성남여성의전화에서 여성인권에 대해 관심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시도한 동영상공모전이었습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 34편(개인 14편, 단체 19편)이 응모하였습니다.

여전히 OECD 국가 중 남녀임금 격차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차별과 폭력의 문제는 아물지 않는 멍처럼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의 손으로 만든 개개의 작품들을 극, 다큐, 애니메이션, 카드 뉴스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 심사위원들에게는 흥미롭고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 6명의 심사위원들은 작품 전체의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공익영상으로서의 주제의 전달성과 작품의 창의적 형식을 심사의 주된 논의로 삼았습니다. 즉, 영상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지, 그리고 주제에 대한 고민의 깊이가 느껴지는 작품 속에서 형식을 함께 논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가정폭력과 여성차별에 대한 소재가 응모작의 다수를 이뤘습니다. 또한, 성소수자의 인권과 여성인권을 다룬 작품들, 현시대의 반영으로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성범죄를 소재를 한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기존 공익영상에서 봐왔던 형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또한, 범죄 사건을 나열, 폭력을 직접적으로 재현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소수자와 여성인권에 대해서도 막연한 평등으로 마무리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째 지속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어온 '여성혐오'를 다룬 작품이 극히 적은 점이 '차별과 폭력'에 대한 인식의 범위가 아직은 협소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32 for 5>는 제작자의 삶의 경험이 녹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결합되어 신선함이 느껴진 작품이었습니다. <꽃>과 <용기를 내세요>는 여성차별에 대한 시각을 현대적 감성으로 무장하여 주제를 정확히 전달한 작품들이었습니다. <평범한 하루>, <바바리맨>, <시선>은 특별한 사건보다 일상에서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려는 시도가 좋은 작품들입니다. 나머지 수상작들 또한 인권의 사각지대를 다양한 각도로 넓히려는 시도가 좋은 작품들입니다. 그 외, 주제의 전달력은 좋았으나, 동영상 공모전의 형식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기존의 영상포맷과 흡사하여 아쉽게 특별상으로 선정된 <생리고사>와 <내 허리는 22인치> 작품 등입니다. 그리고, 성남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의 인기상으로 <불편한 거울>이 선정됐습니다.

끝으로, 이번 심사는 저희 심사위원들에게 '여성공익영상'이라는게 무엇인지 거꾸로 자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들이 심사를 논하는 과정은 최고를 선정하는 자리였다기 보다, 최선을 선택하는 자리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디지털 기기로 짧은 영상을 만드는 일이 대단한 자질을 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익영상 제작에 참여해봄으로써 우리 사회의 여성 현실을 다시 한 번 짚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이번 공모전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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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여성폭력·차별 동영상 공모전 “틀밖을 상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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